
서울대는 법인화 추진 논의를 중단하고 학생들과 대화에 나서라!
법인화를 반대하며 총장실과 본관을 점거한 서울대 학생 점거농성이 오늘로 9일째다. 그동안 대학 당국은 학생들의 본부 점거를 겨냥하여 ‘불법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성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점거 농성 중이면서도 학업을 소홀히 하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오히려 점거농성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늘어가고 있다.
학생들의 요구조건은 간단하다. 날치기로 처리된 서울대법인화법에 대해서 재논의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법인화설립준비위원회 해체가 우선되어야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요구에 대해서 대학 당국은 법인화설립준비위 해체나 법인화법 폐기는 국회에서 다뤄야할 사안이기 때문에 교육기관인 서울대에서 할 수 없다며 소통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오연천 총장, 보직교수로 구성된 학교 측과 학생 대표 사이에 열린 6월 6일 토론회에서도 대학당국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거나 자신들의 선택이 불가피했음을 설명하는 데만 급급했다고 한다.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법인화 반대를 결정했는데도 전혀 인정하지 않겠다는 황당한 태도다.
서울대 측은 학생들의 법인화 반대가 등록금 인상 우려 때문이라면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어떠한 성과도 장담할 수 없는 법인화가 충분한 정보공유나 구성원 의사 반영 없이 일부 교수진에 의해 비밀리에 추진되는 비민주적 행태에 분노하는 것이다.
서울대 법인화는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국립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한 사회 모든 대학의 문제다. 서울대는 그동안 대학서열체제와 학벌주의라는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문제를 파생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더해 총장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법인 전환을 강행할 경우 대학 자율성 포기, 등록금 인상, 기초학문 위축, 학문의 자본종속 심화에 대한 비난까지 떠안아야 할 것이다.
우리 교수학술4단체는 최소한의 교육 공공성을 지키려는 서울대 학생 점거농성을 적극 지지하며 대학 당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서울대 오연천 총장은 학생들이 반대하는 법인화설립준비위원회를 우선 해체하라!
하나. 서울대 오연천 총장은 모든 서울대 법인화 추진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학생들과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라!
2011년 6월 7일
학술단체협의회 /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