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금융위원회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의결권을

즉시 정지시키고 징벌적 강제 매각 명령을 내려라!

지난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부터 예외승인을 하여 특혜승인 및 헐값매각에 대해 논란이 되었고, 대주주적격성 문제가 초미의 쟁점이 되었다. 금융당국은 수년 동안 이 문제에 대한 심사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가 지난 3월 16일 금융위원회는 대주주의 정기적격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졸속 결정을 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3월 10일 대주주 수시적격성에 대해서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고등법원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바 있다. 그런데 금융위원회는 대법원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판결로 인해 추가 법률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신청에 대해 결정을 보류하였던 것이다.

지난 2007년 감사원 감사결과에 의하면 당시 외환은행은 영업력 확대와 적정 BIS비율 유지 등을 위해 어느 정도 자본 확충의 필요성은 있었으나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매각할 만큼 잠재부실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따라서 당시 재경부가 외환은행에 대해 단순한 자본유치 차원을 넘어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할 경우에는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 등 공공기관이 대주주인 점을 고려하여 그 당시 재경부에서 수립한 ｢정부보유 은행주식 매각 추진방향｣에서 정한 바에 따라 투명하게 추진해야 했다.

하지만 재경부와 금융당국은 이강원 행장 등 당시 외환은행의 소수 경영진이 론스타 이외에 다른 잠재적 투자자 물색 노력 없이 론스타 일방과 수의계약방식으로 비밀리에 협상을 추진하는 것을 용인하고 막후에서는 이를 조정·관여함으로써 외환은행이 론스타라는 투기자본에 매각되게 하였고 추진의 공정성 및 투명성도 잃게 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이들 기관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분산시키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업무를 추진함으로써 외환은행의 경영상황 진단 및 예외승인 요건에의 부합 여부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승인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고의성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공무원이나 경영자가 직무범위 내에서 절차에 따라 소신껏 사무를 처리했다면 결과적으로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 취지로 검찰과 법원, 감사원 모두 매각과정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16일 금융위원회는 론스타를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라고 선언하였다. 산업자본 여부는 ‘동일인’(본인 및 특수관계인)의 자산 및 자본을 기준으로 하게 돼 있음에도 펀드Ⅳ를 제외한 론스타의 다른 펀드들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하지 않았고, 펀드Ⅳ마저 외환은행 인수 당시 산업자본이 25%를 넘었다는 지적까지 나왔음을 감안하면 전면적인 재심사는 불가피하다.

또한 수시적격성에 대한 판단도 지난 3월 10일 대법원의 판결로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은 은행법에 따라 사실상 상실되었다. 이제 법적 절차로는 단지 고등법원의 형량과 벌금액 선고만 남은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론스타의 대주주 수시적격성을 판단해야 하는 금융위원회는 외부 법무법인들에게 법률검토를 의뢰하였다. 이는 사법부의 법적 절차는 향후 형량에 대한 선고 절차만 남아 있음에도 금융위원회가 사법부의 판결에 따르지 않고 변호사들에게 물어보는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년간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승인을 거부해 왔다. 지금 현재 동일하게 법적 불확실성에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대법원 판결로 대주주 자격을 박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판단을 외면하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의 자세는 공정하지 못함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의 강제매각명령(2004년 2월)과 디엠파트너스의 한국석유공업 지분의 강제매각명령(2008년 3월) 사례가 있고, 미국의 경우는 중앙은행(FRB)도 은행의 대주주가 주가조작 등의 범죄행위로 적격성을 상실할 경우, 그 의결권을 정지시키고 경영에 일체 간섭할 수 없도록 한 상태에서 주식을 처분(공개매각 원칙)하도록 명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확정판결전이라도 중앙은행(FRB)이 대주주가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기만(determines) 하더라도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번 저축은행사태에서 보듯이 대주주의 불법은 금융기관을 사금고로 전락시켰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금융기관의 소유지배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를 한 은행에 넘기는 것은 은행법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므로 은행법에서 정한 한도에 따라 예외적 승인 없이 분산되어야 마땅하다.

우리 교수학술3단체는 최근 또다시 불법적인 고배당을 시도하는 론스타의 먹튀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 이제라도 금융위원회는 론스타의 의결권과 처분을 제한하는 강제조치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리는 것은 은행법이나 국내외 사례를 감안할 때 금융당국의 재량권 범위 안에 있고, 불법행위가 없는 건전한 주주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가장 적절한 조치이다.

교수학술3단체는 론스타 문제에 대한 금융당국의 무책임한 직무유기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자격박탈과 하나금융으로의 불법매각 승인을 거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11년 5월 11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조, 학술단체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