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희대의 교육비리 전과자 김문기 일당에게 학교를 되돌려 주는 치욕적인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세종대, 조선대에 이어 또 한 번 비리재단이 학교로 복귀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 것이다.

보수 성향의 위원들로 다수 구성된 2기 사분위는 출범 이후 사학의 공공성보다는 재단 재산권을 옹호하는 법리적 측면에 편향된 시각으로 비리재단 복귀를 주도해 왔다. 학내 분규원인 제공자가 복귀하면 분규사태가 재발할 것은 너무나 자명함에도 잇따라 비리재단을 복귀시켰다. 항간에 떠도는 ‘사분위가 사학분쟁조장위원회가 아니냐’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이다.

비리재단 복귀결정의 근간으로 사분위는 내규인 ‘정상화 대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이 원칙은 ‘사회상규와 국민의 법감정 등에 비추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응 종전이사 측에 적어도 지배구조의 큰 틀을 변경하지 않는 최소한의 정이사 추천권(과반수 이상)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김문기는 비리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전과자이다. 사회상규에도 위배되고 국민의 법감정과도 괴리돼 있는 자에게 정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사분위는 비리재단 복귀를 위해 자신들이 내세운 원칙마저 무시하는 자가당착의 우를 범하고 있다.

권한만 있고 결정에 책임을 지지 않는 사분위는 분규사학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국민들 사이에서는 사분위 해체론이 거론되고 있고, 한 사분위원은 사분위 내부 편파성과 독재적인 의사결정구도를 비판하며 자진사퇴하기도 했다. 사학비리를 옹호하며 스스로 사분위는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만 것이다.

사분위의 잘못된 결정에 제동을 걸지 못한 교과부 또한 규탄받아 마땅하다. 교과부는 사분위 결정에 재심할 수 있음에도 이 중대한 권한을 포기하였다. 재심을 요청해야 한다는 상지대 구성원들의 목소리에는 일체 응대하지도 않았다. 더 가관인 점은 이러한 교과부가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높아진 교육비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서 어떻게든 면피하기 위해 교과부는 철저히 비리재단 복귀의 책임을 사분위에게 전가해 왔다.

그리고 오늘 상지대 결정에 대해서도 “사학비리 당사자인 김문기를 후보에서 제외했다”며 비리재단 복귀에 대한 책임에서 발뺌하려 했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은 고쳤으니 괜찮다’고 위안하는 꼴이다. 하지만 오늘 추천된 김문기 측 이사후보는 김문기의 둘째아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김문기가 언제든지 조종할 수 있는 최측근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실상 김문기에게 학교를 돌려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사학비리 당사자를 제외했다’고 말하기 이전에 사학비리 당사자를 이사추천권에서 배제하고 확실하게 퇴출시켰어야 옳았을 것이다.

또 교과부는 ‘김문기 측 정이사의 이사회 파행을 막기 위해’ 김문기 추천 이사후보를 4명으로 줄이고, 교과부 추천 2명, 학교 구성원 추천 2명, 임시이사 1명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리재단의 학교 복귀에 있어 교과부는 항상 들러리 역할을 자임하였다. 교과부가 추천한 이사 2명과 교과부 출신 임시이사 1명 또한 김문기 측 들러리만 하다가 결국 학교를 완전히 내주고 나오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월 9일 결정으로 비리재단을 비호하는 사분위와 교과부의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에 우리 교수 3단체는 아래와 같이 엄중 경고하며 이를 무시할 시 강경한 투쟁을 해 나갈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 사학비리 전과자를 옹호하는 사분위를 즉각 해체하라

- 상지대를 비롯한 사분위의 비리재단 복귀결정 전면 무효화하라

- 사학비리를 방조하는 교과부를 감사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라

2010년 8월 10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