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교조 · 전공노 소속 교사와 공무원에 대한

파면 및 해임을 즉각 철회하라

- 전교조 창립 이후 최악의 노조 표적 탄압

- 정부의 징계방침은 정부 스스로 노동 · 인권 후진국임을 자인하는 꼴

- 절차의 타당성마저 무시한 ‘막가파’식 징계

- 전교조 죽이기 = 지방선거를 앞둔 비열한 정치공작

  1989년 전교조 창립 이후 최악의 노조 표적 탄압이 일어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행정안전부는 5월 23일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교사 134명과 공무원 83명에 대해 파면 및 해임이라는 중징계 방침을 발표했다. 중징계 받은 이들은 모두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공노(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교사 및 공무원들이다.

  정부는 이번 방침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제 65조 공무원의 정치적 운동 금지’ 위반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 법안은 공무원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사상과 정치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어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OECD 선진국에서는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징계방침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노동 · 인권 후진국임을 자인하는 꼴이다.

  아무리 올바른 법도 목적만이 아니라 절차에서도 타당성을 가질 때 법으로서 권위를 갖는다. 하지만 지금 정부는 법을 무시해가며 ‘막가파식’으로 무리한 법 적용을 강행하고 있다. 이는 위법 행위를 징계하려는 정부 스스로 위법 행위를 자행하는 꼴이다.

  헌법 제 27조 4항 무죄추정의 원칙은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를 보장하고 있다. 이미 민주노동당에서는 징계 교사 및 공무원들이 납부한 돈은 단순후원이며 당에 가입한 사실이 없음을 밝혔고, 관련하여 해당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다. 따라서 아직 유죄임이 증명되지도 않은 자를 정부가 검찰 기소만으로 징계하는 것은 헌법을 위배하는 행위다. 정부가 위법자를 심판한다면서 스스로 위헌행위를 하는 자가당착의 우를 범한다면 그야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법은 흐르는 물처럼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 형평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 그간 공직자들의 정치후원 및 정치활동이 빈번하게 진행되었지만, 징계가 거의 없었거나 있다 해도 벌금형 정도의 양형이 부과되었다. 최근엔 서울시 교육청의 매관매직 사태, 현직 교장의 수학여행 리베이트 수수 등 굵직한 교육비리가 불거져 나왔지만 핵심 관계자들은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징계되지 않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민주노동당 후원과 관련한 전교조 및 전공노 공무원들에게는 파면 · 해임이라는 사실상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밟고 있다. 이는 정부가 형평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위배하고 법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 교수3단체는 지방선거를 앞둔 비열한 정치공작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한나라당과 일부 보수후보들은 이번 선거판을 전교조-반전교조의 구도로 몰고 가면서 전교조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마저 이러한 정치놀음에 가세하고 있으니 이야말로 징계감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2년 전 서울시 교육감 선거 때와 너무나도 닮아 있다. 그러나 반전교조를 외치던 공정택 전 교육감은 교육비리로 자멸하였다.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지원했던 공정택 전 교육감의 실패를 인정하고 부패교육을 정상화시킬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땅한 대안 없이 이번 선거를 전교조-반전교조의 구도로 몰고 간다면,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경고한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정부가 국민의 행복권을 침해하여 정부 스스로 정당성을 파기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만약 해임된 공무원들이 무죄로 판명될 경우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뿐 아니라, 그동안 가장이 직장을 잃고 선생은 교실과 제자를 잃고, 학생은 선생을 잃고, 공무원은 공무를 실현할 장을 잃고 국민은 공복을 잃게 되어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치졸한 정치 선거공작의 일환으로 대량 파면 · 해임을 강행한다면 이는 다수 국민의 행복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즉각 징계시도를 철회하여 개인의 인권과 의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스승으로서, 국민의 공복으로서 책무를 다하게 함은 물론 법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정부로서도 권위를 되찾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0년 5월 25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전국교수노동조합/학술단체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