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비리재단 복귀 결정 즉각 취소하라!

4월 29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는 상지대학교에 정이사 아홉 명 중 과반수 이상을 옛 재단 추천인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해 조선대, 세종대에 이어 또 한 번 교육비리인사들에게 대학을 넘겨주는 악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여기에 형식적으로 학교 구성원 추천 인사를 두 명 배정해 이미 시작된 상지대 분규 책임에서 ‘면피’하려는 뻔뻔함까지 보여줬다.

우리 교수단체들은 옛 비리재단이 학교 운영에 복귀할 경우 학내 구성원들과의 갈등이 확산되어 정상화 흐름이 무너질 것이며, 구성원들이 이루어 놓은 대학민주화와 대학발전의 성과가 파괴될 것을 우려해 정부와 사분위에 수 차례 경고해 왔다. 실제로 옛 비리재단이 들어선 조선대, 세종대 등에서는 교직원 불법 인사조치, 구성원 조직 해체 등 학교를 자신들의 왕국으로 재건하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단 한 번도 비리에 대해 사죄한 적 없는 김문기 씨가 복귀할 상지대의 앞날 역시 이와 다르지 않으리라고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간 세종대, 조선대, 상지대가 정상화 궤도에 들어섰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은 순전히 학교를 살리려는 구성원들의 눈물겨운 노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분위는 정상화 심의 과정에서 비리재단 복귀 반대라는 단 하나의 염원마저 무시했으며, 법적 근거도 없이 사분위 규정만으로 소위 종전이사들에게 의견진술 및 청취 권한을 부여해 이를 반영해 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들이 학교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학교가 자신의 것이라 우기던 비리재단은 설립자도 아니며 학교에 기여한 바도 없다. 오히려 온갖 비리로 학교를 망치고 병들게 했던 자들로 정상화 심의에 있어 이들의 의견을 들을 하등의 가치도 없으며 오히려 철저히 배제되어야 함이 마땅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의견을 중용한 근거는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모든 정황을 종합해 보았을 때 사분위가 사리분별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우둔하거나 아니면 옛 비리재단과 모종의 야합이 있었다고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의 대학 황폐화를 막기 위해 정부는 옛 재단 복귀 사태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진상을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사분위원들이 우둔하여 그 자질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거나 옛 재단과 검은 야합이 있었다고 드러날 경우 잘못된 결정을 주도한 사분위 위원들은 즉각 사퇴시키고 조선대, 세종대, 상지대에 대한 정이사 선임 결정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는 “교육비리 · 권력형 비리에 대해 엄격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 정부의 의지에 주목해 왔으나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교육비리 범법자를 다시 교육의 장으로 복귀시킨 데 대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정부가 허울로만 비리근절을 외쳐대고 실제로는 교육비리 범법자들이 활개치도록 방기한다면 국민을 배신하고 교육을 망가뜨린 정권에 대해 심판과 퇴진운동까지 불사할 것이다.

2010년 4월 30일

전국교수노동조합/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전국전문대학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