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3단체 공동성명>

불법행위 드러난 개각인사 후보자 임명 중단하라!

정권 출범과 함께‘강부자’, '고소영 S라인’, ‘명세빈’ 등 신조어를 유행시켰던 이명박 대통령의 개각 인사가 국가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개각 인사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여전히 ‘소통’보다는 ‘불통’을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개각 인사 역시 불법행위 문제가 크게 두드러졌다. 정운찬 총리 후보를 비롯해서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 임태희 노동장관 후보, 민일영 대법관 모두 ‘위장전입’ 전력이 드러났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장상 총리 후보와 장대환 총리서리가 ‘위장전입’으로 낙마했던 역사를 되새겨 봐도 민일영 대법관은 스스로 사퇴했어야 옳았으나 그대로 인준되어 대법관에 취임하고 말았다.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재판독립의 원칙을 훼손한 신영철 대법관이 사퇴하지 않고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대법원의 권위와 신뢰를 저해하는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불법 옹호’가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법치’인가? ‘위장전입’은 대체로 우리 사회의 최대 병폐인 부동산 투기와 학벌경쟁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엄격히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위장전입’이라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들을 총리와 장관에, 그것도 법무장관에 임명하면서 ‘법치’를 강조하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위장전입’만 문제는 아니다. 논문 중복게재, 병역면제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능력과 자질 문제 등도 이번의 개각을 둘러싸고 제기되었다. 특히 백희영 여성장관 후보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면제 의혹, 전공과 능력 문제가 강력히 제기되었다. 백희영 여성장관 후보는 부적절한 인사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을만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교수들을 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의 불만이 고조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교수들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전례가 없을 만큼 많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망국적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반대해서 2008년 3월에 2500명에 이르는 교수들이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을 결성했고, 올 여름에는 전국 수십개 대학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이 잇따랐다. 정권출범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교수들이 지식과 양식을 걸고 지속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를 지적해 온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개각인사에 쏟아지고 있는 교수들의 비판에는 제발 귀를 기울여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잘못을 더 이상은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이번 개각인사를 강행한다면 ‘위장전입 정부’, ‘투기 옹호 정부’, ‘불법 옹호 정부’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추가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운찬 총리 후보,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 임태희 노동장관 후보, 백희영 여성장관 후보에 대한 지명을 철회해 국민들이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사를 단행해야 할 것이다.

2009년 9월 25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전국교수노동조합/학술단체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