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사태 해결 촉구를 위한 릴레이 단식 2라운드를 시작하며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은 225일째로 접어 들었고, 노회찬-심상정 고문의 단식 농성은 27일이나 되었다. 희망버스는 세 차례나 거듭되었고, 온 국민의 관심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향하고 있지만 한진중공업 사태는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 청문회를 피해 출국한 조남호회장은 아직도 해외체류중이다. 정리해고가 피할 수 없는 경영행위였다면 국회 청문회는 조남호회장에게 자신과 한진중공업의 정당함을 알리고 각종 의혹들을 해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진대 국회 청문회를 기피하는 것은 정리해고의 부당함과 각종 의혹의 진실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조남호회장의 행태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세 명의 열사를 배출한 사업장의 총수에게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는가?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업장의 총수가 노동자들을 적대시하고, 국민들을 무시하고, 국회를 농락하지 않는다면, 도리어 더 이상한 일 아니겠는가?

정작 놀라운 것은 재벌들의 행태이다. 한진중공업 조남호회장이 국회 청문회를 거부할수록 재벌들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감은 강화될 수밖에 없는데, 조남호 회장을 비판하며 청문회 출석을 촉구하는 재벌총수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재벌들이 모두 조남호회장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정주영 이후 국민들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재벌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의 자기성찰이나 자기정화 기능도 보유하지 못한 재벌사회가 국민적 혐오감의 대상이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국민들의 재벌 혐오감은 이러한 경험적 근거에 기초해 있으며, 재벌들의 행태에 의해 계속 보강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보도된 전경련의 국회의원 매수공작 문건은 재벌들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재벌들의 자기성찰과 자기정화를 촉구하기는커녕 도리어 국회청문회를 겨냥하여 “(증인 채택) 불출석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여야 국회의원들을 삼성, 현대차, LG, SK, 롯데, GS 등 재벌그룹별로 할당하여 로비할 것을 지시한 것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를 재벌 비호집단 정도로 치부한 행위로서 다시금 국민적 분노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전경련과 재벌들의 국회의원 매수공작의 성적표는 8월 17일로 예정된 국회 환노위 청문회가 잘 보여줄 것이기에 우리는 동 청문회에 주목한다.

우리 학계 3단체는 조남호회장의 국회청문회 출석과 한진중공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거듭 촉구하며 제2라운드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한다.

2011년 8월 8일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조돈문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이도흠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 강남훈

* 첨부: 릴레이 단식 명단

○ 제4주차 학술단체협의회 한진중공업사태 해결 촉구 릴레이 단식 명단:

	이름	소속
8월 8일(월)	조돈문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가톨릭대)
8월 9일(화)	서유석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호원대)
8월 10일(수)	강인순	비판사회학회 전 회장(경남대)
8월 11일(목)	윤영삼	한국산업노동학회 전 회장(부경대)
8월 12일(금)	이병천	한국사회경제학회 전 회장(강원대)
8월 13일(토)	김교빈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전 회장(호서대)
8월 14일(일)	신광영	비판사회학회 전 회장(중앙대)